지금 4년째 운영 업무 중이다.
간간이 SI도 하면서 경력 반 이상을 SM 하면서 보냈다. 대부분 한 사업장에서 3~4년가량 머물렀고, 4년쯤 되면 자의든 타의든 떠났다. 지금이 딱 그 시기다. 예전 같았으면 한번 질러보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갔을 텐데 지금은 시기가 시기인지라 머물고 있다. 어찌 되었든 떠나지 못하고 있으니, 오래 머물면 좋은 점들을 생각하며 정신승리해 본다.
장점에 앞서 내가 생각하는 단점부터 보자. 가장 큰 단점은 권태감이다. 일에 익숙해지고 같은 사람들과 오래 일하다 보니 새로울 게 없다. 반복되는 일상에 보람도 없고 발전도 없다. 오래 있다 보니 고이다 못해 썩어 버렸다. 또 역설적이게도 새로운 일이 생기면 그동안의 관성 때문에 반감이 생겨 하기 싫어진다. 여러모로 사람을 나태하게 만든다. 환경 자체가 그렇다.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모난 부분은 두드려 수평에 맞춰야 한다. 수많은 가이드라인이 있어 벗어나려 해도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다. 하. 여기까지 쓰다 보니 답답해진다. 아무튼 이제는 새로운 환경과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이제는 장점을 보자. 무엇보다 여유시간이 많이 남는다. 하루 한 시간 조차 일하지 않는 날이 많다. 여유가 있으니 스트레스가 적다. 휴가도 눈치 없이 17일 사용할 수 있다. 집도 가까워 자전거로 30분이면 도어 투 도어가 가능하다. 하루 일과 가운데 책 보는 시간이 제일 많다. 일전이 쓴 "회사에서의 하루 일과"다.
자전거로 탄천을 따라 25분 동안 달려 출근을 한다. 컴퓨터를 켜고 간단히 메일을 확인한다. 머신 커피를 내려 먹으면서 오전 아홉시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운영 업무라 요청 건이 없는 날이면 하루 종일 개인 시간이다. 이 시간에 핸드폰으로 책을 본다. 재미 같은 건 상관하지 않고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본다.
점심을 먹고 간단히 산책을 하면서 커피를 사 온다. 퇴근 여섯시까지 책을 읽는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오늘 같은 하루 일과의 반복이다. 이런 게 바로 '월급루팡'아닌가? 어떻게 보면 자랑질처럼 보인다. 음. 다시 생각해 보니 자랑 맞다. 일이나 해야겠다. 염장 질러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