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개발 업계에 가져올 변화 (개인의견)
안녕하세요 오키 선후배님들!
저는 최근 한국의 주요 사회적 화두 중 하나인 저출산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작년 출산율이 0.7대에 달할 정도로 낮아졌고, 신생아가 24만명 정도 밖에 안되는데 사망자는 37만이 넘었다고 하더군요.
이제 태어나는 아이들보다 죽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것이죠. 2050년 정도면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50대 이상일 수 있다고하니, 고령화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나 봅니다.
그래서 한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출산이 한국 IT업계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요. 순전히 제 생각이므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계시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아웃소싱의 증가
제가 다른 글에서 공유했는데 '국내 개발자 왜 써?' 대기업도 눈 돌렸다 / SBS 8뉴스 라는 뉴스입니다. 이 뉴스는 한국인 개발자를 찾기 어려워 동남아/인도 개발자를 아웃소싱해서 비용을 절약하는 회사를 소개했습니다. 이런 회사가 아직은 한국에 많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사람이 준다면 그만큼 한국인 개발자의 풀 역시 축소될 것이므로,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지는 현실에서 한국인 개발자는 매우 비싸질 것 같습니다. 그러니 한국인 개발자를 채용할 수 있는 회사는 왠만큼 규모와 자금력이 되지 않으면 앞으로 힘들어질 수도 있고, 그에 따라 좋든 실든 외국인 개발자를 원격으로 채용해서 일해야하는 상황이 더 많이 펼쳐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는 그만한 자금력이 안되는 중소 및 스타트업에게는 비용절감의 효과는 있겠지만, 반대로 한국 개발자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잦은 요구사항 변경에 따른 개발 방향 변화 대응 등)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드네요.
주먹구구식 업무 방식의 변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자기 일에 한국 사람들 만큼 책임감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못봤습니다. 요즘 MZ 세대가 이해되지 않는다 어쩐다해도, 다른 국가 사람들과 비교해면 상대적으로 일에대한 책임감이 한국인들이 훨씬 더 강합니다. 한국 사람만큼 휴일에도 대응해주고, 퇴근 후에도 답변해주는 사람들을 저는 못 봤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해 온 것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처음 일 시작할 때 명확하게 요구사항을 잡지 않고 일 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마지막에는 좋은 결과물을 기대하려면, 한국인들이 일하던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개발자들이 있어야할겁니다. 좋게 말하면 Agile하게 일하는 거지만, 나쁘게 말하면 체계없이 일하는거죠. 그렇지만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중에 그렇게 항상 일하는 것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네요. 프로젝트 하나 끝나면 관두는 사람도 있을 것 같고, 그러면 사측에서도 사람 채용하고 관리하는게 한국인 개발자 채용하는 것보다 더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듭니다. 결과적으로 전통적으로 한국 회사들이 일하는 방식을 계속 고수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국인 개발자 몸값 폭등
한국인이 귀해지면서, 한국인 개발자 역시 귀해지게 될 것 같습니다. 한국어를 쓸 줄 알면서, 한국인의 정서를 이해하는 20~30대의 개발자는 경력이 2-3년만되어도 지금보다 몸 값이 뛸거라고 봅니다. 저출산으로 이민이 늘어난다면 한국은 다문화 국가가 될 것인데, 여느 서유럽/북미 국가들이 그러하듯 이민자/현지인의 몸값이 나누어질 것이라 봅니다. 미국에서도 인종이 달라도 실력이 있으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백인이 아니면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고 하네요. 그러듯이 아무리 비슷한 실력을 가졌다고해도, 한국에서자라 한국인의 피를 가진 이들이 더 대우 받을 수 밖에 없겠죠. 이건 우리가 북미 및 유럽 국가를 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민자 출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현지에서 태어나 현지의 문화에 익숙하고, 또 백인이면 상대적으로 더 대우 받을 수 밖에 없겠죠. 이건 엄연한 차별이기는 하지만, 그 어떤 선진국에서도 이런 유리천장은 존재해왔고, 그것을 외부인이 부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국인 개발자가 실력만 갖추면, 국내 기업에서는 적어도 다른 배경을 가진 이민자 출신 한국인 혹은 이민자들보다 훨씬 더 나은 대우를 해 줄 수 밖에 없을거라고 봅니다.
근무조건의 향상
저출산으로 사람이 귀해지니 능력있는 개발자의 입장에서 언제든지 더 나은 직장에서의 유혹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지금 법이 바뀌기는해도 실제로 주당 69시간 근무를 시키거나, 부정하고 불합리한 관행이 남아있는 회사들은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빨리 도태될 것이라봅니다. 언제든지 그런 열악한 근무 여건을 제공하는 회사를 박차고 나와도 오라는데가 많을 것이니까요. 결국, 좋든 싫든 개발자들에게 북유럽/북미의 테크 회사들과 비견될 정도의 복지나 근무여건을 갖추지 못하면 좋은 인재들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봅니다. 노동자로써 개발자 개인의 생활을 존중하고, 조직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쥐어주고, 생활 물가의 상승 등을 고려해 그런 책임에 걸맞는 좋은 급여 및 복지를 제공하는 회사가 앞으로는 더 잘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여기에 북미 및 유럽 등 선진국에서의 스카웃 제의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선진국 중에 저출산으로 고민하지 않는 곳이 없으니까요(다만 한국은 그 속도가 너무 가팔라서 문제죠). 국내의 회사들은 한국 뿐 아니라 좋은 여건의 해외 근무 기회로 유혹하는 외국기업들과도 경쟁해야할 겁니다.
사회적 편견의 변화
한국은 몇 살까지 뭘 해야한다는 사회적 통념 같은 것이 너무 일반화되어 있어서, 너무 자주 직장을 옮기거나, 몇 살까지 일관된 커리어를 쌓지 못하면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어려운 사회죠. 물론 IT업계는 비교적 거기에서 자유롭다고 하지만, 아직도 그런 관행을 버리지 못한 회사가 많으며, 아직도 면접시 개인적인 정보(나이, 몸무게, 결혼 여부 등등)을 물어봅니다. 하지만, 사람이 귀해지는 미래에서는 이런거 가려서 뽑으려하면 이제는 더 이상 뽑을 사람이 없을 겁니다. 그러니, 나이가 몇 살이든, 남자든 여자든, 결혼을 했든 안했든, 심지어는 인종이 한국인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업무 능력이 있다면 뽑아야하는 상황이 펼쳐질 겁니다. 40대라고해도 부트캠프를 통해서, 혹은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여 신입으로 취업해서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케이스도 많아질 것입니다. 사람 귀한데 어린 사람으로, 결혼 안한사람으로 등등 걸러서 뽑으려고 한다면 그 회사는 사람이 없어 문을 닫아야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저출산은 이런 비상식적이고 비효율적인 사회적 관행의 철폐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글을 써놓고 보니 왠지 부정적인 것 보다는 긍정적인 내용만 있는 것 같네요. 확실히 저출산은 사람이 귀해진다는 의미이므로, 안그래도 몸값높은 개발자의 가치가 더 오를 수 밖에 없을거라고 봅니다.
물론 개개인이 내야하는 세금은 더 오를 수 있겠죠. 하지만, 개발자의 연봉은 그런 것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오를거라고 봅니다. 여차하면 외국에서 살고 싶은 분들은 이민갈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아지겠죠. 저는 다른 직종은 몰라도 적어도 개발자님들에게 만큼은 좋은 기회가 지금보다 더 많아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약 수십년 전 만해도 3D잡으로 여겨졌던 개발자들이 한국에서의 현실에 회의감을 느껴 많은이들이 외국으로 이주한 것을 알고 있습습니다. 그때마다 대접받지 못하는 IT의 전문인력들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화가났는데, 넥슨의 연봉 인상으로 촉발된 개발자들의 급여 향상으로 현재는 개발자들에 대한 대우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이제는 좋은 직장을 골라서가고, 매해마다 연봉협상을 할 수 있으며, 계속 더 나은 직장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요즘의 개발자들을 보면서 참 속시원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발자들에 대한 대우가 좋아져서 기쁘고, 미래에는 더 좋아질 것 같아서 저는 오히려 IT 관련 종사자들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봅니다. 댓글로 여러 생각들을 남겨주세요.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