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이직 실패.. 그 후기입니다.
지난 번에 이직을 괜히 했나하는 내용으로 게시글을 남겼던 적이 있는데 그 후기격인 내용입니다. (전에 썼던 계정의 비번을 못 찾아서 새로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https://okky.kr/articles/1348131
(글이 별로 길지않으니 읽어주셔도 좋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퇴직하기로 했습니다. 입사한지 3개월이 되는 시점이 거의 딱 설명절 전까지인데, 그 때까지만 다니기로 했구요.
(수습이 6개월인데 1차 3개월+2차 3개월 이런 식이더라구요.)
입사한지 첫 번째 주말 새벽에 연락한 것도 어이가 없었지만 작업 과정에서 어찌됐던 제쪽에서도 미숙한 점이 있었으니 그냥 넘어갔었더랬죠. 두 번째 주 어느날 퇴근 후 밤에 연락 왔을 때도 어이가 없었고 그 때부터 뭔가 슬슬 잘못 들어왔다는 생각이 짙어지더라구요. 밤에 연락 와서 하는 요청이라는게 메인 화면에 뜬 글자의 픽셀 크기를 수정해달라는건데, 그게 밤중에 갑자기 꼭 해야할 일인건가 싶었구요.
아래 화면은 입사 2주째쯤 평일 밤에 제게 업무 요청을 했던 내역입니다.

입사 3주도 안 채웠을 무렵의 금요일 밤. 잔뜩 지쳐 들어와서 씻고 쉬고있는데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 또 메세지가 날라들어왔습니다. 그 때가 회사 창립기념일 즈음이었고 그 때문에 별도의 웹페이지를 제작해서 올렸는데, 대표이사와 타부서 부장이 배너 사이즈와 위치 등을 변경해달라고... 근데 그걸 금요일 밤에 요청했고 디자인 담당인 부장이 원격이 안 되서 토요일 오전까지 하라고 했답니다. (부장은 그 요청을 토스받아 실무자인 저와 디자인 담당 부장에게 요청)
이런 일을 하다보면 서버가 나가거나 사이트 오류가 생겨서 업무 외 시간에 일을 할 수도 있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아마 그런 이슈라면 업무 외 시간에 연락이 와도 짜증은 났겠지만 그나마 납득은 되었을 것이구요. 그런데 배너 위치나 픽셀 변경같은 이슈 때문에 불시에 밤이나 주말에 이런 식으로 연락받는건 정말 처음 겪는 일인데다, 불과 입사 3주도 안 채운 시기에 이러는걸 보고 정말 경우없는 회사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충분히 월요일 오전에 진행해도 전혀 문제될게 없는데.... 한 마디로 야마가 돌더라구요. ㅎ


디자인 담당 부장은 집 컴퓨터가 원격이 되지않아 결국 토요일 오전에 회사까지 출근해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밀린 집안일을 하고 있었는데 진동으로 되어있던 핸드폰을 거실에 두고 놔두었던, 그 20분 정도 되는 사이에 부장이 전화를 7번이나 했더라구요. 7번이나 하고도 안 받으니 텔레그램 전화 기능을 이용해서도 하고...... 텔레그램 전화까지 온걸 보니 소름이더라구요. 이게 그렇게 연달아 전화를 할 이슈인가 싶은....


비상사태도 아니고 주중에 해도 충분한 일을 갖고 금요일 밤부터 시작해 토요일 오전 댓바람부터 대표이사나 부회장, 부장까지 저 난리를 치는걸 보며, 입사하면서 가졌던 잘 해보자라는 다짐은 3주도 안 되서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추가 수정사항이 또 생기는 바람에 토요일은 점심 전까지 말 그대로 날려먹었네요. ㅋㅋㅋ (아마 어디 여행 가거나 일이 있어 출타를 했거나 했다면 저는 더 곤란했을지도 모릅니다.)
3주 정도 이런 일을 겪고나니 회사에 가졌던 정이 제대로 뚝 떨어져버려서 그 후로는 시간 나는대로 다른 회사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연차도 극히 적어서 주중에 시간내는 것도 그렇고 퇴근 후 면접 보려니 그것도 힘들고... 얼마 안 되다보니 이력서에 적기도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이력서상의 저는 10월 이후로 백수였기에... 참 그렇더라구요. 이대로 사표내면 자발적 퇴사라 실업급여도 안 나오고 그런 상황에서 구직을 한다는 것도 내키지않았구요.
고민 속에서 시간은 흘러갔고, 며칠 전엔가 부장이 저를 따로 부르더라구요. 이미 그 때부터 뭔가 이슈있는 발언을 하겠구나라는 직감이 들었고 아니나다를까, 1차 수습기간 종료 후에 더 이상 연장 안 하기로 했답니다. 회사에서 계약만료로 처리해주니 전회사 근로기간과 합하면 실업급여 자격은 될테고 일단 새회사 알아보는데는 어느정도 숨통이 트이게 되었습니다. 저런 일을 겪고 다른 회사를 알아보며 차라리 좀 짤라주면 실업급여 대상이라도 될텐데라며 속으로 노래를 불렀는데 그 바람이 이뤄진 셈이네요. 기왕 말 나온 김에 저도 부장에게 회사와 업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고, 그냥 회사와 저는 서로 안 맞는 것으로 결론지었습니다. ㅎ
제 얘기라 그렇기는 하지만 업무 진행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습니다. 해달라는대로 다 처리해줬고 그 흔적들이 타 실무자들과 공유한 구글드라이브에 기록되어있기도 하고... 회사에 대한 불만은 산더미지만 굳이 구구절절 설명할 것까지는 없고, 계약만료를 이유로 권고사직을 받았지만 오히려 후련합니다. 살다보니 권고사직 요청받고 기뻐하는건 또 처음이네요.;;; 물론 다음 회사를 찾는게 일이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좀 더 신중하게 찾아보겠습니다. (그나저나 나름 규모와 업력이 있다는 회사가 대표이사나 부회장이 저런거에 집착할 줄은 전혀 꿈에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