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5년, 프론트 개발 1년... 다시 QA로...
안녕하세요
여기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능력 부족으로 개발자의 길로 가는 건 힘들꺼 같아,
다시 원 부서로 돌아가겠다고 저번주 팀장이랑 면담하고 왔네요...
1년전 회사에서 사내시스템 개발을 하겠다고 T/F을 꾸리게 되어, 부서이동을 했습니다.
전공은 컴공과였기 때문에, 개발 지식은 그나마 보유하고 있었고,
당시에는 QA로 "앞으로 이걸로 먹고살수있을까?... 정년이 보장되어있어도 연봉도 작고, 역시 개발을 해야되지않을까?"하는 마음이 있어 본사로 들어가게되었습니다.
2년전부터 기존에 있던 사내 시스템을 제가 신규개발/수정하거나 버그를 고치고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흥미가 있긴했습니다.
어쩌다보니, 제가 프로젝트 리딩을 하게되었고,
팀원들은 간단한 CRUD 도 못만드는 사람들로 구성되어있었지만,
팀원들과 열심히 해서 어찌어찌하여 1년을을 다 채웠더니 프로젝트를 완성시켰고 AWS에도 도메인 등록하여, 성과도 냈습니다.
그래서 내년엔 인력을 더 추가해주거나, 정식부서로 만들어주겠지? 하고 12월을 느긋하게 보내고 있었습니다만,
내년 인사 발표로, 저를 제외한 모든 인력은 원 부서로 보내고, 저 혼자 [개발/유지보수]를 다 시키려고한다고 말하더군요...
말이 좋아서 개발/유지보수... 그냥 지금까지 만들어놓은거 저 혼자 앉혀놓고 뭔일있으면 대응하라고 앉혀놓은거죠...
저는 그걸 듣고 장난하시냐고..혼자서 개발/유지보수를 어떻게 하냐...
적어도 2명은 필요하다고 늘 강조드렸고, 혼자서 할꺼면 나는 퇴사할꺼다. 말했지만,
팀장은 "이게 회사입장에선 제일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 너가 기획 개발 다 할줄알지않느냐"
"내년에 새로 프로젝트를 만들되, 시간 넉넉하게 혼자 만들어봐라." 이러시네요...
이거 듣고 개발을 회사가 얼마나 가볍게 보고있는지를 느꼈습니다.
1년간 피 터지게, 편도 2시간거리인 본사로 출퇴근하면서,
주말까지 집에서 공부해서 기능구현을 해놨는데 돌아온거라곤,
팀원들 다 짤라놓고 너 혼자할수있으니, 혼자 개발하랍니다...
저 : "그럼 또 다시 1년동안 프로젝트 하나 만들면, 내년엔 사람을 늘려줄꺼냐"
팀장 : "더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늘려줄수있다 그때가서"
기약없는 말을 하더라구요...
그럼 지금 사람들 싹다 유지시켜야지 뭘 내년에 늘려준다는지....;
그리고 일딴 알겠습니다 하고 그냥 회의실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바깥에 나가서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처음엔 분노만 넘쳐났죠...
작년만 해도, 성과를 낸다면 정식부서로 만들거고 안정화 시켜줄꺼라고 생각하고, 정말 미친듯이 개발 했습니다...
바깥에 나가서 그냥 찬바람 쌔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따위로 취급받을꺼면 그냥 나가서 이직하자"
"다시 QA로 돌아가야되는건가?"
"혼자라도 남았으니, 1~2년 더 채워서 이직할까?"
"퇴사해서 과연 어디나 내가 들어갈수있을까..:"
그냥 혼자라도 남아서, 1년 더 물 경력이라도 채울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도저히 다시 편도2시간거리를 회사를 다닐수있을만한 체력이 되지않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혼자한 프로젝트가 경력기술서로 인정이 될까? 아닌거같은데...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래서 "차라리 지금 개발자로 이직을 하자..."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와 구직사이트를 찾아보니, 더 자신감이 사라지더군요.
제가 1년간 직접 해온거라곤,
1. Local Storage, Token 기반 로그인 기능 구현
2. Bootstrap를 이용한 CRUD 테이블 구현
3. 문서 결재 시스템 구현 (담당자 승인 시 다음 담당자한테 포워딩 반려시, 드랍)
4. nodemailer를 이용하여 결재 대상자들한테 메일로 통보 기능 구현
5. 클립보드 업로드 기능 구현
이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CS지식이나, 깊은 심도 높은 공부를 하지못하였습니다.
헌데, 많은 분들의 면접후기나, 기업들이 요구하는 내용들을 보면 제 기준으로 너무나도 무섭고 어려운 내용들로 구성되어있네요.
막상 제가 해온것들도 okky분들의 도움과 구글링으로 검색해서, 필요한 부분 뜯어내서 코드를 이해하고 수정하여,
저희 프로젝트에 넣는 정도라 순수히 제 오리지날 코드라고도 말을 못해서,
처음엔 분노하던 것이 점차 "현실을 타협해야되는걸까...? " 하고 더더욱 자신감이 떨어졌습니다.
영어도 정말 못하고, 개발도 어중간하게 하고있었는데 내가 감히 어딜가서 개발자라고 칭할수있는걸까 하는 마음이 강했어요.
물론 여기서 포기하지말고 더 도전해볼까 생각은 주말 내내 해봤습니다.
QA로 돌아간다면 현 회사는 그래도 대기업이고 정년이 보장되어있고, 워라벨또한 다 지켜지고있습니다.
또 출퇴근도 1시간이내로 바뀌구요.
현재까지 쌓아온 걸 버리고,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것이 너무 무서워서, 현실에 타협하게되었습니다...
분명 이직공부도 해야되고, 개발공부도 해야되는데, 다시 QA로 돌아가면 경력 단절이 되는셈일테고,
부모도 없고, 친척도 없고, 경증 장애가 하나 있어서, 만약 이직에 실패해서, 길바닥에 앉게 되면 어쩌지...하는 맘이 강했네요...
경력 공백 또한 두려웠고, 내 실력에 대해서 의문점이 강했습니다.
연봉도 더 올려보고싶고, 미래 비전을 얻고싶었는데...
이런 분노가 지나가니, 결국 "QA 연봉으로도 앞으로 살수있지않을까...여기있으면 정년은 보장될텐데..." 라고 현실에 타협하게 되네요...
나이는 아직 29살 내년 30이지만...
안정된 길을 포기할 정도로 강자가 아니였던거같습니다.
그래서 저번주 팀장한테 면담 신청하여
건강을 핑계로 "혼자하게되면 나도 힘들꺼같다. 출퇴근도 오래걸리고 건강도 좋지않다. 배려해주신건 알지만, 원 부서로 돌아가겠다" 하고 왔습니다.
들어줄진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다시 원부서로 들어갈꺼같네요...
이제 개발에 미련이 없다고하면 거짓말이지만, 제 실력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새벽내내 계속 개발자로 이력서 작성해보다가... 여러 생각이 들어 지우고, okky에다가 이렇게 글 쓰게 되네요.
정말 okky 내에있는 모든 글들이 정말 도움이 되었었고, 감사했습니다.
다시 개발로 돌아올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는 겁쟁이여서, 현재 회사를 나가 새로 시작하는건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결국 안정적인 삶을 선택하게 되었지만,
새로 취직하는 분들, 진입할까 고민하시는 분들은 적성 잘 맞아서 좋은 결과 얻으시길 빌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