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 30대에 개발자 도전해서 10년차가 넘은 사례
여기가 okjsp라는 이름으로 불린시절의 막바지쯤부터 개발자를 시작해서
유입되어 이제 어느덧 11년된 40대 중반 개발자입니다.
그때도 이 바닥에 발들이려고 누가 어떻게 진입했고 어떻게 연차가 쌓여가는지 많은 글들을 참고했는데
이제 시간이 흘러 제가 그런 연차가 되었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이바닥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꾸준히 오니 여기가 유지되는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도 이 글을 제 사연을 적어 한 사례로 남겨두려고요.
게시판에 가장 많이 보이는 비기너의 글들이
비전공에 무관한 분야에서 일하다가 나이도 30대를 넘기신분들이 나도 괜찮냐는 질문글들입니다.
제가 댓글들에는 참 싸가지없고 비관적이고 냉정학게 댓글을 싸지르긴 했는데요.. ㅎㅎ
먼저 좀 희망적으로 말씀드리자면 10여년 전의 저도 했는데 다른 분이라고 못할까 싶습니다.
물론 10여년 전과 지금의 상황은 좀 다른데,
요즘은 점점 갈수록 개발자가 중요하단걸 깨닫고,
국책 사업으로서도 인력의 필요성이 충분히 공감대를 샀으며
이에 따라 우후죽순 학원들도 늘어나, 자기네들한테 교육받으면
연봉 6천에 네카라쿠배 간다는 식의 비현실적인 마케팅을 하고 유입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것 같아요.
아무튼 저는 개발과는 무관한 대학 전공을 했고,
나이도 33살에 지방에서 4개월 국비교육을 받고
지방의 중소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이런 배경때문에 되게 무시당했고,
개발자로 입사해서 개발 빼고 온갖 잡무를 다 시키는 와중에 1년여나... 회사를 다녔네요.
진짜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는 그 다음 회사에서 시작되었고요.
또 1년 여를 다닌 끝에 다음 회사로 이직해서 꽤 오래 다니면서 본격적인 커리어가 형성되었습니다.
대리로 가서 차장이 되어 퇴사했으니 나름 오래 있었네요.
팀장 업무를 수행하다보니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도전에 관한 결정권이 있었던지라라
그때 나름의 성장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떠돌아다니며 살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뒤돌아보면 완전 좋은 회사는 아이었어요.
노동강도도 높고, 실적도 챙겨야하는 스트레스가 있었고,
지방의 중소기업이었다보니, 상대적으로 연봉 대우는 낮고.
하지만 그때의 성장을 바탕으로
지금은 프리랜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의 개발자가 된 것 같습니다.
이미 몇년 앞서 프리랜서로 개발자 생활하는 친구가 저 보고
2년 이내에 때려치고 포기할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아예 이쪽 분야에 어떠한 접점도 없었으니까요.
실제로 4개월뿐이었지만 교육받을 당시에도 수강인원의 30%만
남아있었을 정도로 진입할때 어지간하면 떨어져 나갑니다.
또 현장에서 굴러먹다 현타와서 다른일 알아보는 경우도 상당하고요.
그렇게 부하직원 여러명 제 손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아마 제 케이스가 흔하냐 하면 그렇진 않을것 같습니다.
관련 전공을 나와서 20대중반쯤 개발자가 되는 사례나 최소한 좀 더 어린 나이에 커리어를 시작하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저같은 사례도 분명히 있을거고, 이런 환경과 조건으로도 시작 못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배로 고생하고, 배로 노력해야 되는건 사실입니다.
이미 교육때부터 밤 12시 넘도록 매일 학습했고,
신입이 되고 한 5년간은 밤하늘에 별보면서 퇴근했었으니까요.
주니어때 어쩔 수없이 워라밸따위는 개나 줘버리는 그런 직업아닌가 싶네요.
아 물론 이것도 일반적인건 아닐거라 생각하지만,
하나는 분명합니다.
들인 노력과 시간이 어느 순간에는 나의 자산이 되는거요.
이제는 저도 그냥 설렁설렁 돈 덜받으면서 살지 뭐 하고 그런 삶은 안살고 있지만
정말 치열하게 살아야 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오는것 같습니다.
이 직업에 대한 전반적인 소회는 아직 밝힐 때가 아닌것 같습니다.
한 7~8년 뒤엔 은퇴할 생각인데 그때 해볼까 해요 ㅎㅎ
이제 시작하시는 분들 어떤 배경과 조건을 가지고 계시더라도
힘내시고, 다만 현실은 냉정하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들어오자마자 연봉 6천에 네카라쿠배 이런거에 꾀여서 넘어오진 마시고요...
그리고 이ㅉ고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생각하는 미래의 모습이 대동소이하게
개발자로 취업해서 잘 회사 다니고, 생활을 영위하고 연애,결혼도 하고..
뭐 그런 모습일텐데요...
일단 살아남으세요. 살아남는게 더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