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 당했던 이야기
나름 주위에서 인정해주고, 스스로 실력있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15년차로 연봉은 억을 가뿐히 넘어가고, 근무 시간은 항상 9 to 6를 지킵니다.
지금 당장 이직해도 그 정도 연봉은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을 듯 합니다. (근무 시간은 9 to 6 당연 하구요.)
그러한 저도, 과거(5~6년차쯤....)에 가스라이팅 당하면서 회사를 다녔었습니다.
당시 사장, 부장이, 자존감을 하락하는 말들을..., 그리고 계속 찍어 누르는 말만 해댔습니다. 이른바 가스라이팅이 었던거죠!!
다음과 같은 말들을 저한테 지껄여 댔습니다.
- 나(사장)은 일감 (싼 값에 수주받기 위해, 일정을 대폭 후려친 일감..) 따오면 역활을 다 한거다. 네 역활은 일정을 맞추는 거다.
- 왜 그것 밖에 개발 못하냐? 너 정도 연차에 이 정도 못하면 부끄러운 거다.
- 내가 개발 좀 해 봐서 아는데 (개나소나 개발자 출신 사장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많음...ㅎ), 그것 개발하기 쉬운 거고, 금방 하는 거다. 이때까지 못 만들면, 넌 병신이고, 개발 하지 마라.
- 왜 버그가 있느냐? 정신 똑바로 못 차리냐? 무능력 한거다!, 너 때문에 고객에게 신뢰가 무너졌다. (Q/A, Test, Code Review 같은 품질 개선 프로세서는 회사에서 하지도 않으면서 .....)
- 네가 대단 하다고, 착각하느냐? 너 같은 개발자는 널렸다.
- 다 이게 너 잘 되라고 하는 소리다. 너의 잘못을 질책하는 것은, 나의 역활이고, 그래야 너가 발전하고 회사도 발전한다.
- 원래 밤을 새워가면서 일하는거다. 그래야 네가 빨리 성장한다.
저런 말들을 들으면서 일했죠, 저의 자존감은 점점 하락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바보 같이, 이렇게 생각 했었습니다.
"그래 사장님이 나 잘 되라고 하는 말 일거야, 그래 내가 더 열심히 하자!" 라는 순진한 생각을 했었죠.
항상 자책하면서, 더 열심히, 야근, 철야, 주말 출근, 명절 출근 등을 해가면서 일을 했었더랬죠. 그렇게 스스로 노예가 되어 갔습니다.
일정에 쫒기며, 피곤한 상태로 일하니, 코드의 품질을 떨어지고..., 여기 저기서 버그 발생하고.. 그래서 더욱 죄인이 되고...
시간이 더욱 지나니, 말도 어버버하게 되고, 점점 회사내에서 하찮은 존재가 되어 갔습니다.
하찮은 존재가 되면서, 주위 동료들도 나와 협업 할때는 일도 마구잡이로 던지고, 결과가 잘못 되면 내 책임으로 덮어 씌우는 시도를 하고..
주말에 쉴 때도, 마음이 편치 않고, 출근길이 너무 힘들고.., 회사에 있으면서도, 눈치 보이고...
그때 쯤이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가스라이팅이다. 누군가 나를 심리적으로 지배 하려는 개수작이다" 라는 판단을 하기 어렵게 되죠.
그렇게 심리적으로 나를 지배를 당하고 있는 상태로 계속 회사를 다녔었죠.
그러던 중에 우연히, 전규현님의 블로그(개발 문화, 프로세스 관련된 준제..) 를 보고 나서, "내가 문제가 아니겠구나" 를 다행이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퇴사하고 나서, 개발 프로세스, 문화 관련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개발자 능력이 아니라, 회사의 문화, 프로세스가 문제가 있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지금 생각 해보면, 그 때에도 저의 개발 실력은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던 이유는, 제 성격이 내향적이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무엇이 잘못되면(가령 일정이 넘기거나, 버그가 있거나..) 그것의 원인을 나 한테만 찾았던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문제의 해결과 개선 방향이 나 한테만, 즉 내부로만 향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이 외부에 있는데, 내부에서만 찾을려고 하니, 그게 안되니 자책하면서 스스로 노예가 되어 간거죠.
신입분들 조심하세요. 신입은 회사에서 약자입니다. 또한 어떤 잘못된 결과가 나왔을때, 그것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판별하기 어렵죠.
제가 기준으로 봤을때는, 10명에 1명 정도로 비율, 노예를 만들려고 가스라이팅하는 시도하는 관리자(사장, 부장, PM...) 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신입 개발자는 가스라이팅 하기 매우 쉬운 먹이감이죠.
혹시 대폭 후려친 개발 일정으로 인해 압박감을 느껴 야근 하거나, 또는 버그로 인해, 개발자가 죄인 느낌을 받는다면...
내가 가스라이팅 당해서 노예처럼 일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