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랑 싸우고 사표내고 나왔습니다.
이직처 알아볼 때 까지만 다니기로 했고… 사실 오늘도 면접 하나 있긴 합니다만… 착잡하네요. 여기가 안돼면 어떡하나 싶은 것도 있고요… 그래도 나오기 전에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랑 차 한 잔 하면서 두다다다 쏟아내고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긴 해요.
일단… 어디서부터 말씀을 드려야 하나… 저는 개발자 직군은 아니고 취미로 개발을 하는 사람입니다. 여기에 가입하게 된 것은 홈페이지 관리를 하게 되면서 모르는 걸 물어보고자 가입한거고요. 본업은 연구직이고, 생물학 전공입니다. 지금까지 다녔던 직장에서도 부수적으로 개발을 할 일은 있었지만 어쨌든 본업은 연구원입니다. 균키우는거 생각보다 꿀잼입니다.
회사는 현재 국가 사업으로 먹고 살다시피하고 있습니다. 올해 사업계획서만 제가 작성하거나 본 게 세 번이고, 그 중 두 번이 나가리였습니다. 하나 더 쓴거는 아직 결과는 안 나왔어요. 아마 이거 안되면 새로 또 하나 물어올거고, 기존에 썼던 사업계획서 수정한다고 남아있는 분들(이라고 해도 정규인원들은 다 나갈 예정)이 개고생하겠죠. 제 급여도 국가 지원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싸운 이야기를 하기 위한 배경 설명이 조금 길었는데, 이번 달에 국가 사업 하나를 마무리해야 합니다. 국가 사업이 딴다고 끝이 아니라, 따고 나면 중간 보고랑 마무리가 또 있거든요. 그것때문에 다들 밀린 연구노트를 쓰고 있었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른 분들은 다 수기로 쓰고 분량도 정해져 있었지만, 저는 분량도 따로 얘기 안 해주고(뭐 몇 장 써야된다 이런 얘기요) 워드로 타이핑해서 달라고 하긴 했습니다. 근데 받은 거 하나도 안 썼던데?
오전에도 출근해서 연구노트 작성하려고 하고 있는데 와서는, 하루에 하나정도는 써야 한다. 일처리 느리다. 이런 말을 하는겁니다. 이 얘기는 전에도 한 번 했었고요. 어차피 저는 언제 나가든 상관 없는 입장이었고, 퇴사 번복이 아니라 유예였기 때문에(이직처 찾으면 나가는 겁니다) ‘연구노트 두세장씩 찍어내는 분이랑 일하세요’ 하고, ‘주제 정하기도 힘든데 그걸 어떻게 빨리 씁니까?’ 하고 대꾸했습니다. 솔직히 주제가 아무거나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하는 일이랑 연관되어야 하거든요. 그것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데 주초부터 또 저러면서 속을 긁더라고요. 주제는 같이 정하면 돼죠, 하는데 솔직히 제가 다 찾아서 이거 어때요? 하면 빠꾸 먹이는 게 대표가 하는 일입니다.
말을 왜 그렇게 하냐, 나는 ㅇㅇ(본인)님 월급 주려고 피눈물 흘리면서 일하고 있다고 하길래 ‘죄송하지만 안 궁금합니다.’했고, 그럼 나가라길래 바라던 바네요, 하고 짐 싸고 사표쓰고 나왔습니다.
사실 이전부터 벼르고 있긴 했습니다. 월급도 밀리는데다가 툭하면 말 바뀌고, 툭하면 선 넘고… 저는 근무 외 시간 되게 철저히 지키는 주의인데 추석 연휴 주말에 일시키고, 평소에도 업무 외 시간에 지시 들어옵니다. 휴가 첫 날 지시 들어온 적도 있었어요. …솔직히 합격통보 휴일에 할 때 좀 쎄하긴 했는데요…
그리고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랑 얘기하면서 알게 된 건데, 월급이 25일에 지급 예정인데(계약서상 지급일도 25일) 28일에 들어오길래 물었답니다. 월급 왜 이렇게 늦게 주냐고… 근데 대표가 되려 하는 말이 ‘다음달 10일 안에는 주잖아요? 월급 되게 일찍 주는건데?’ 하더랍니다. 미국은 월급을 그렇게 주나 했다니까요.